최호일 시집 / 바나나의 웃음 그림자 건축술 혹은 불가해한 것들의 직관 —최호일 시집『바나나의 웃음』서평 ​ ​ 박성현 | 시인 상상해보자. 웃어야 하는데 갑자기 ‘입’이 사라졌다면. 우리는 감각이 작용하는 뼈와 살에, 마치 개미가 끓는 것 같은, 이상한 당혹감을 느낄 것이다. ‘이미 없어진 것’에 .. 소재 모으기 1 2014.05.18
할머니와 생선 / 이규성 할머니와 생선 / 동피랑 이규성 배가 갈라진 생선들이 그물발에 누워 있다 물에 씻겨 잘 정리된 깨끗한 주검들 평생 푸르게 젖었던 생(生)이 내장을 잃고서 한나절 햇살에 말라간다 주변을 나는 갈매기 울음 들으며 할머니가 말없이 담배를 피우신다 비린 손가락 마디에 향을 피운듯 바람.. 소재 모으기 1 2013.08.19
문순태 (소재로서의 '고향상실') 소재로서의 '고향상실' 통상적인 고향의 개념은 우리가 태어나서 자란 장소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고향을 단순히 현살적 공간으로만 파악할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인간존재양식의 개념으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즉 고향은 우리가 태어나서 자라난 곳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의 본질일 .. 소재 모으기 1 2010.11.19
늙으신 어머니의 향기 (문순태) 늙으신 어머니의 향기 문순태 아파트 현관문을 따고 들어서자 어머니 냄새가 포연砲煙처럼 훅 기습해 왔다. 나는 역겨움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납작하게 일그러졌다. 냄새는 순식간에 공격하듯 온몸에 달라붙었다. 어머니의 냄새는 너무도 강렬해서 질실할 것만 같았다. 내가 회사에서 돌아올 .. 소재 모으기 1 2010.10.24
저녁의 꽃들에게 (류시화) 연필이 없다면 난 손가락으로 모래 위에 詩를 쓰리라 내게서 손가락이 사라진다면 입술로 바람에게 詩를 쓰리라 입술마져 내게서 가버린다면 난 내 혼으로 허공에다 詩를 쓰리라 내 혼이 어느날 떠나간다면 아, 그런 일은 없으리라 난 아직 살아 있으니까. p/s (아! 어느날 내 혼마져 떠나간다면 나는 .. 소재 모으기 1 2010.08.20
2010 년 칠월 이십사일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폭염의 결정체가 늑골을 타고 끝도없이 추락 한다. 오늘도 어제 처럼 아프다. 빗물은 호박잎을 적시고 줄기를 타고 흘러 뿌리를 활작시킨다 뿌리는 다시 자양분을 줄기로 길어 올려주고 줄기는 호박꽃진 자리에 애호박을 키운다. 나에 오늘의 아픔은 내일의 무엇을 맺게하.. 소재 모으기 1 2010.07.24
2010 년 칠월 이십 삼일 그냥 아프다 이유도 없이 아프다 왜 아픈것인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는다 알고저 하지도 않는다 이제 그냥 아프면 아픈대로 그렇게 적응해간다 그러다 세월이 흐르면 오늘의 이 아픔조차도 그리움이 되어 있겠지.... 소재 모으기 1 2010.07.24
문순태 (소재로서의 '고향상실') 소재로서의 '고향상실' 통상적인 고향의 개념은 우리가 태어나서 자란 장소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고향을 단순히 현살적 공간으로만 파악할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인간존재양식의 개념으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즉 고향은 우리가 태어나서 자라난 곳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의 본질일 .. 소재 모으기 1 2010.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