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의 묘역에서
/담채
무슨 알을 반쯤 묻어놓은 듯
동그란 봉분 속에 그대가 누워있다
씨 없는 유전자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초안산* 소나무 숲 출렁거린다
이끼 낀 묘비
그대 이름 아래 씨 다른 아들이
몇 날이나 울었을까
천 년 만 년 대를 잇는다는 것도
윤생이 있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生이란 한때 어느 나무에 매달린 잎잎이었으나
모두 낙엽이었느니
천지사방을 돌아온 바람의 손목이
눕지 못한 시간들 공손히 데려가는데
이제야 영면에 드는지 짧은 곡소리 들려온다
홋홋이 이어진 길 티끌로 흩어진다
조선시대 내시를 비롯한 사대부들의 무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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