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모으기 2

봄 바람 (첫 눈맞춤)

법정 2010. 3. 14. 22:13

 봄 바람은 나를 자꾸만 밖으로 불러낸다

때기 칼을 조마니에 넣고 바람이 이끄는대로 들로 나선다

개구장이 건들 바람은 머리수건을 훌러덩 벗기어 달아나더니

탱자나무 가지에 매달아 놓고선  동네 어귀로 달아나 버린다

꼭 잊지않고 이맘때쯤이면 내 등을 떠밀어 자꾸만 보채는 그리움이 있다

 

어머니 가슴처럼 포근하고 아늑한

논둑길을 풀며 걷노라면

왜그리도 발바닥을 간지럽히는지

숨죽이며 세상을 비우고 엿보노라면

소록소록 발바닥에서는 봄의 새숨결들이 뒤척이고있었음을...

자운영, 개망초나물, 씀바구니, 냉이,쑥부쟁이, 쑥등등의

봄나물자판이 왁자지걸하다

허리를 굽히면 잔잔히 옹알대는 코딱지 꽃과 눈맞춤을 할수가 있다

발등 위로 은하가 쏟아지 듯 내려 앉는 앉은뱅이 코딱지 꽃

들 꽃중에  제일 먼저 만나는 코딱지 꽃

나를 부지 못하게 이끌었던

그리움의 코딱지 꽃

 

봄 바람이 흩고 간 자리엔 코딱지 꽃이 은하 처럼 흐르고 있는 것을

생쥐의 까망 눈망울 처럼 영롱한 코딱지 꽃과의 첫 눈 맞춤이 있었던

바람 부는 봄 날에

'소재 모으기 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종해 시  (0) 2011.01.07
박종해 시  (0) 2011.01.07
김용오 시인의 시에 관한 에피그램  (0) 2010.12.28
정겨운 소리  (0) 2009.12.30
한 해를 보내고 맞으며  (0) 2009.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