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도시> 이청준 - 서 평 학 습 -
[줄거리]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기 시작한 어느 가을 날 해질녘, 한 사내가 감옥에서 풀려 나온다.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초라한 행색의 사내는 교도소 길목을 빠져 나와서 공원 입구에 있는 ‘방생의 집’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그 곳에서는 새장수가 방생을 외치면서 손님을 끌고 있었다. 방생하는 모습을 감동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사내는 다음날부터 공원에 떨어진 동전을 주워 모은 돈으로 옥중 동료들을 대신해 방생을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이 석방되는 날 면회 오도록 연락해 둔 아들을 만나기 위해 사내는 며칠을 공원 벤치에서 노숙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내는 새장수의 비정한 상술을 보게 된다. 새장수는 새들의 날개죽지 밑을 가위질해서 멀리 날지 못하게 한 후, 손님들이 그 새를 방생하면 한밤중에 몰래 후래쉬를 들고 다니며 근처 공원의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새들을 다시 잡아다가 조롱 속에 가두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사내는 새장수의 그런 비정한 상술에 분노를 느끼지만 새장수는 그런 사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기
행각을 멈추지 않는다. 어느 날 밤, 새장수에게 쫓기던 새 한 마리가 사내의 품속으로 숨어들어 오게 된다. 그 새는 사내가 전에 방생한 새였다. 사내는 그 새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행복을 느끼면서 옥중에 있는 죄수들을 위한 방생을 계속한다. 지키지 않아도 그만인 옥중 동료들과의 언약을 기필코 실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내는 자신을 따르는 그 새를 데리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해와 감상] <잔인한 도시>는 심층적인 인간 소외 의식을 다양하고 복합적인 상징성을 통해 형상화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근원적 속성을 예리하게 파헤친 작품이다. 이 작품에 나오는 도시에는 새를 파는 ‘방생의 집’과 교도소가 있다. 교도소에서 나온 ‘사내(노인)’는 새 가게 주인이 새의 날개 안쪽 깃털을 조금 자른 뒤, 돈을 받고 새를 놓아주는 것을 본다. 날개가 잘렸기 때문에 새는 멀리 날아가지 못한다. 밤이 되면 주인은 다시 새를 찾아 잡아서 낮에 다시 판다. 새는 낮에는 자유로이 날아갔다가 밤이 되면 다시 붙잡히는 삶을 반복한다. 여기서 날개는 자유를 상징한다. 자유를 억압당하는 새에서 미루어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에 나오는 ‘사내’는 출옥과 투옥을 반복하는 인물이며, ‘새’는 자유롭게 날아갔다가 다시 새장에 갇히기를 반복하는 대상이다. 즉 ‘사내’와 ‘새’에게는 조작된 해방과 구속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결말 부분에서 ‘사내(노인)’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남쪽의 고향을 향해 걸어간다. 그곳은 자유를 억압하는 부당한 힘이 존재하지 않는 곳, 도시와는 달리 진짜 자유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곳을 의미한다. 이 작품은 이처럼 진정한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로서 상징성이 매우 강하게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새장수의 이야기를 통해서, 조작된 해방과 구속의 반복을 헤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절망적 삶을 하나의 리얼리티로 제시하고 있으며, 죄수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그러한 악순환의 끈을 끊어 버리고 인간 상주(常住)의 따뜻한 고향으로 귀환하려는 인간의 꿈과 휴머니즘적 주제 의식을 보여 주고 있다. 이와 같이 작가는 어두운 현실과 밝은 이상을 설득력 있는 구상적 이미지로 다 같이 부각시킴으로써 관념적인 주제에 박진감 있는 현실성을 부여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따라서 <잔인한 도시>는 70-80년대 절대적 사회의 부정적인 국면을 드러내면서 인간 구원의 절대적 문제를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또 이 작품은 상황 설정의 독특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러면서도 진기한 상황을 한갓된 기이함으로 처리되지 않음은 작가 이청준의 미덕인 치열한 장인 정신과 차분하고 논리적인 문체의 힘에서 비롯된다. 소설의 초두에서 새의 비상은 노인이 동경해온 자유를 의미했다. 그러나 새의 비밀을 알아낸 종반부의 노인에게는 새가 더 이상 자유로움의 표상일 수 없다. 그것은 이미 사내의 손을 벗어날 수 없게 운명 지어진 초라한 미물일 뿐이며, 출감한 이후에도 마땅히 갈 곳을 정하지 못한 노인의 모습과 동일한 것이다. 노인은 아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으나 아들은 오지 않는다. 그는 새와 함께 남쪽의 따뜻한 고향을 향해 내려간다. 그러나 그 고향이 진실로 존재하고 있는지, 그곳이 진실로 따뜻한 곳인지 등의 문제는 이미 중요치 않다. 불구의 새를 품고 있는 노인의 가슴이야말로 바로 그 따뜻한 곳(고향)의 근원이며, 그러므로 그가 머무는 곳이라면 어디나 따뜻할 것이기 때문이다. 작품의 말미에 나타나는 비애의 색조조차도 훈훈하게 느껴짐은 이 때문이다.
[소설분석 해 보기]
[기본정리]
•갈래 : 단편소설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시간 - 현대. 공간 - 도심 공원의 숲. •제재 : 인간의 소외 의식. •주제 ⇒ 현실에 대한 현대인의 소외와 인간 상실의 문명 비판. 현실에 대한 현대인의 고귀한 삶에의 열망. [등장인물] •사내 : 오랫동안 복역한 죄수. 지키지 않아도 되는 옥중 동료와의 언약을 지키려고 하는 인물. •장수 : 풀어준 새를 다시 잡아다가 파는 사내. 우리 시대 에 인간 사슬을 만드는 자로 은유된 인물. 현대 사회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라고 말하면서도 현대 사회라는 구조 속으로 얽어매고 다시는 그 구조로 부터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드는 간교와 위선의 인 간을 함축하는 인물 [구성단계] •발단 : 감옥에서 풀려난 사내는 공원 입구에 있는 ‘방생의 집’ 앞으로 오게 됨 •전개 : 사내는 동전을 주워 모은 돈으로 새장수의 새를 사서 방생을 시작함 •위기 : 새들의 날개깃을 잘라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게 만 드는 새장수의 비밀을 사내가 알게 됨 •절정 : 새장수에게 쫓기던 새 한 마리가 사내의 품으로 숨어들게 되고, 사내는 죄수를 위한 방생을 계속함 •결말 : 사내는 자신을 따르는 그 새를 데리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남쪽으로 감
소설분석 ① 심층적인 인간 소외 의식을 다양하고 복합적인 상징성 을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② 새장수의 이야기를 통해서, 조작된 해방과 구속의 반복 을 헤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절망적 삶을 제시하고 있다. ③ 죄수의 이야기를 통해 해방과 구속의 악순환을 끊고 인 간 상주(常住)의 따뜻한 고향으로 귀환하려는 인간의 꿈과 휴머니즘의 주제의식을 보여 주고 있다. ④ 어두운 현실과 밝은 이상을 설득력 있는 구상적 이미지 로 부각시킴으로써 관념적인 주제에 박진감있는 현실성 을 부여하고 있다. ⑤ 7·80년대 절대적 사회의 부정적인 국면을 드러내면서 인간 구원의 절대적 문제를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의의 가 있다. ⑥ 서술자는 ‘사내’의 행동과 내면을 드러냄과 동시에 ‘사 내’의 시각을 통하여 새장수 젊은이의 행동을 거리감을 두고 냉철히 보여 줌으로써 그가 자신이 내세운 바와는 달리 감추고 있는 사실―놓아준 새들을 다시 잡아다 파 는―을 암시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제목의 상징성 잡힌 것을 풀어 주는 인간의 가장 간절한 소망의 한 형식인 ‘방생’의 행위마저도 장삿속으로 변해 버리고, 그러한 장삿속이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지는 현대 도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
(소설기초반 문제)
소설을 연구하려는 학생의 입장에서
[소설 분석학습]
1. 결국 ‘사내’의 행복은 잔혹한 〇〇를 떠나 따스한 대숲이 있는 고향으로 떠나는 데서 온다. 2. 소설의 초두에서 새의 비상은 노인이 동경해온 〇〇를 의미했다. 그러나 새의 비밀을 알아낸 종반부의 노인에게는 새가 더 이상 〇〇로움의 표상일 수 없다. 그것은 이미 사내의 손을 벗어날 수 없게 운명 지어진 초라한 미물일 뿐이며, 출감한 이후에도 마땅히 갈 곳을 정하지 못한 노인의 모습과 동일한 것이다.
4. 이 작품은 〇〇적(寓話的) 성격이 짙은 소설이다. 〇〇란 어떤 일을 경계할 목적으로 비유적, 상징적 소재나 표현을 사용하여 만든 이야기라 할 수 있는데, 그에 따라 독자는 작품 자체의 의미보다는 그것이 암시, 경계하는 바에 주안점을 두고 읽어야 합니다.
5. 일반적으로 자유를 표상하는 존재이지만 이 글에서는 ‘억압의 굴레에 갇혀 있는 인간 존재’를 의미하는 소재는 무엇인가? 〇
6. 불구의 새를 품고 있는 노인의 가슴이야말로 바로 ‘따뜻한 곳’의 근원이며, 그러므로 그가 머무는 곳이라면 어디나 따뜻할 것이다. 이것은 해방과 구속의 악순환을 끊고 인간 상주(常住)의 따뜻한 고향으로 귀환하려는 인간의 꿈과 〇〇〇〇의 주제의식을 보여 주고 있다.
7. 현대 사회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라고 말하면서도 현대 사회라는 구조 속으로 얽어매고 다시는 그 구조로부터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드는 간교와 위선의 인간을 함축하는 인물은 누구인가? 〇〇〇
8. 도시의 잔인함과 위선을 보여주는 공간이며, 조작된 해방과 구속의 반복을 헤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절망적 삶을 나타내는 상징적 공간은 무엇인가? 〇〇〇 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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