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창고

아름다운 꽃들과 경내 / 비상마

법정 2012. 8. 10. 07:00

주인(主人)|☆―…… 삶의에세이방

비상마 | 조회 1110 |추천 0 |2012.06.08. 18:58 http://cafe.daum.net/joo3287/HVwC/822 
▒ 삶의 에세이 ▒





주인(主人)



며칠 전, 먼 동이 트기 전, 한 회사를 방문했습니다.
출장 가는 길에 작은 서류뭉치 하나 거래처 우편함에 꽂으려고..
화장실에 불이 환하게 켜져있고, 백발이 성성한 남자 노인 한 분이 청소를 하십니다.
화장실이 반짝거립니다. 소변기..대변기 할 것 없이...
모든 집기를 깨끗하게 닦고 씻고..여느집 주부가 주방에서 설겆이하듯...
청소에 쏟는 노인의 정열과 정성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노인에게 닥아 섰습니다.
"안녕하세요? 00사무실 우편함에 서류 좀 꽂느라고 잠시 들렸습니다.
어르신 화장실 청소하시는 모습이 넘 행복해 보이시고 열정적이라서 인사드리려구요.
화장실이 정말 깨끗합니다. 용변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요."


그 노인 껄껄 웃으시면서,
"그래요? 사무실 직원들 출근 전에 이렇게 화장실 깔끔하게 청소해 놓으면
이 오피스텔 이용하는 사람들 기분이 얼마나 좋겠어요?
난 늘 기쁜 마음으로 청소를 한답니다."


그 노인이 대단히 커 보입니다.
찬찬히 얼굴을 응시해 보니..세상을 잘 살아온 분의 여유로움이 배어 있습니다.
뭔가 남다른 느낌이 들었지요.

다신 한번 여쭈었습니다.
"제가 어르신을 뵙기에는 단순하게 청소하시는 분이 아니라
이 건물의 사장님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 예감이 맞을것 같구요."


그 어르신...
나를 정면으로 쳐다보시면서 하시는 말씀..
"젊은이 눈도 대단하네요. 하하하... 맞아요. 내가 이 건물의 주인입니다.
이 건물에 들어 있거나 출입하는 분들이 화장실에 와서 눈살을 찌프리지 않고
편안하게 볼 일을 볼 수 있도록 청소는 내가 도맡아 합니다."


"네에.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세요."


하루내내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진정한 주인은
지배자가 아니라 섬기는 사람입니다.
산과 같은 후덕함..쉼없이 흐르며 만물을 요익케 하는 물과 같은 성정..
주인다운 주인이 많을수록, 세상은 좀 더 맑고 향기로우리.


120608월천이귀인

♪Jorge Rico 의 팬파이프 연주곡 17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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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마 04:55 new
요칸님..
저도 님의 닉을 보면서 힘을 낼께여.
우리는 같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는 동지 아닐까요?
 
 
드로이 12.07.18. 11:39
물김치나 겉저리 해먹던 돋나물..꽃도 피는군요 예뻐요~
멋쟁이 건물주인님 감동입니다 ^^
 
비상마 04:56 new
드로이님.. 특별회원님의 행차라서 넘 고맙네요.
자연으로 잠시 눈을 돌리면 아름다움과 감동의 연속이랍니다.
 
 
야생화양 12.07.26. 19:33
오자가 ㅋㅋㅋ 그분의 인성은 완전 감동이군요...
 
비상마 04:57 new
야생화양님...
그래요..아마도..누가 볼때 님의 행동도 감동 그 자체 아닐까요?
 
 
엘레세 12.07.29. 15:06
편안함을 느끼고 갑니다..감사합니다..
 
비상마 04:57 new
엘리세님...
네에..편안함을 느끼셨다니 감사합니다.
 
 
예진동백 12.07.30. 16:43
글과 그림 잘 보았습니다.
언제나 무궁무진한 님의 이야기~
 
비상마 04:58 new
예진동백님
닉의 뜻을 잘 모리지만 어딘가 느껴지는 상서로움이....
늘 고맙지요..제가...
 
 
인형원 12.08.01. 10:18
대한민국 검물주들이 모두 저러하면 완전 대박일터인데~~ㅇㅋㅇㅋ 바램이져
 
비상마 04:59 new
인형원님..맞아요..건물주나 검물주나 다 그렇하면...세상은 한결 부드럽지요.
자주 오시고 많은 격려 부탁해요..인형원님..
 
 
사랑해. 12.08.02. 14:47
비상마님 감사합니다.
 
비상마 04:59 new
사랑해님..
제가 고맙지요.
 
 
경남 이쁜이 12.08.04. 08:04
여기까지 찾아오기란 그리 멀지가 않는길입니다
이렇게 찾아오니 안락하고 편안할 만큼
순수한 우리들의 삶의 흔적들 이 그대로 남아있는
평화로운 둥지 같군요..
좋은 글과 사진들
독자들의 마음을 감동케하는 부드러움
오늘 처음으로 나 또한 독자가 되어 한 말씀 흔적남기고 갑니다
일상적인 삶속에 아름다운 마음을 아름답게 잘 표현하신
좋은글 오늘하루가 고운 하루가 될것같아 감사함을 드림니다
오늘도 무더위를 식킬수 있는 좋은글 감사함으로
이만 물러갑니다...수고하섯습니다....
 
비상마 05:00 new
경남이쁜이님..
닉이 참 이뻐요..
처녀때 경상남도 미스였나봐여..
행복한 마음이 그런 행동을 만드고 주위를 편안하게 하듯..
님의 꼬리글이 한편의 작품입니다.
 
 
청결미 06:47 new
그러게요.
속세에 떼가 보이지 않고. 하수구 악취가 풍기지 않는 것을 보니
극락세계가 있다면
저~ 사진에 비쳐 오는 그런 세계가 아닐런지요.
남들이 더럽다고 코를 막고 고개를 돌리는 일들을
내가 먼저 치우겠다는 그 용기의 아름다운 마음은 흔하지 않는 마음이지요
모든 이들에게 본이 되어주시는 노사장님께 힘찬 박수를 보네드리고 싶네요.
그런 모습을 아름답게 여기시어 글로 올려주신 비상마님의 그 마음그릇안은 분명
꽃향기로 그윽하리란 믿음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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