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울고가고
매미도 울고 간 자리에
나팔꽃이 놓여있네
왜 그렇게도 목놓아 우는지
물어도 대답이 없더니
저렇 듯
떠난 빈 자리에
각혈로 얼룩진
나팔꽃이 답을하네
새벽 어슴프레 어둠이
질펀한 잠자리에서 몸을 털고 있을때
전선주를 검쥐고
나팔꽃은
언제부턴가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네
나팔꽃넝쿨은 외줄을타며 수많은 헛손질로
검어쥔것이
전선주였네
인간세계에서
먼 곳에 뻐꾸기 매미 울움소리를
매달기 위해
나팔꽃 넝쿨은
그렇게도
여름 등걸을 기어 오르고 있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