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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법정 2009. 9. 13. 11:18

뻐꾸기 울고가고

매미도 울고 간 자리에

나팔꽃이 놓여있네

 

왜 그렇게도 목놓아 우는지

물어도 대답이 없더니

저렇 듯

떠난 빈 자리에

각혈로 얼룩진

나팔꽃이 답을하네

 

새벽 어슴프레 어둠이

질펀한 잠자리에서 몸을 털고 있을때

전선주를 검쥐고

나팔꽃은

언제부턴가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네

 

나팔꽃넝쿨은 외줄을타며 수많은 헛손질로

검어쥔것이

전선주였네

 

인간세계에서

먼 곳에 뻐꾸기 매미 울움소리를

매달기 위해

나팔꽃 넝쿨은

그렇게도

여름 등걸을 기어 오르고 있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