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강좌 1

詩창작 강의

법정 2015. 4. 5. 19:34

 

시 창작방식 = 시 쓰기( 시작법 시인들의 예)

 

 

“시인은 진실을 말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속에 언어를 다는

      저울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시인은 양심을 속이거나

 거짓됨이 없어야 한다는 것.

표연히 흩어지거나 순간에 지나가버리는

         일체의 것을 고정시켜

선명하게, 마치 종이 위에 도장을 찍듯이 또렷하게

독자의 면전에 드러나게 하는 시의 기교를 함께 강조

내용과 형식의 조화를 중시하는 이러한 견해는

오래 전부터 내려온 중국 시론의 전통

- 중국의 현대시인 아이칭의 <시론>에 나오는 첫 문장에서-

 

정경융합론을 펼친 왕부지의 시론이 그 대표적인 예

             “정(情)과 경(景)

이름은 둘이지만, 실제로 그것은 분리될 수 없다.

시를 묘하게 지을 수 있는 사람들은

           “정(情)과 경(景)

자연스럽게 결합시킬 수 있어

가장자리를 남기지 않는다

 

정교한 시는 정(情)가운데 경(景)을 나타내고,

경(景) 가운데 정(情)을 나타낼 수 있다.

-류워이 지음, 이장우 옮김, <중국의 문학이론>에서-

 

문장이란  - 굳세면서도 막힘이 없고,

          - 시원스럽게 통하면서도 넘치지 않고,

          - 간략하면서도 뼈가 드러나지 않고,

          - 상세하면서도 살찌지 않아야 한다.

                        - 조선정조 때의 실학자 이덕무 -

 

^^ 말로 표현하여 조화와 통합의 문장을 만든다

                                                             -<청장관전서>-

^^ 시적인 언어란 “내적인 경험, 감정 및 사고들이

   마치 외적 세계에서의 감각적 체험과

   사건들인 것 처럼 표현된 언어” - 에리히 프롬 -

마음 / 말,          진실 / 기교,

내용 / 형식,        정 / 경

 

       강함 / 부드러움

  

    내적 경험/외적 표현 등

  모든 이항대립적인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조화와 결합이룰 때

 

        좋은 시가 태어나는 법          

한 편의 시 = 시인의 고뇌의 집적이며 총화

      시인의 재능+노력+격려+고무 = 유동적임

시 창작방식 = 시 쓰기( 시작법 )

일상속 느낌을 그냥 흘리지 말고

어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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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시인

첫째, 장식 없는 시를 쓰라.

시는 관념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관념이 구체화되고

       형상화되었을 때

     시가 될 수 있으므로

  묘사하는 연습을 많이 하라.

 

둘째, 시는 감상이 아니라 경험이다.

              시적 경험이라는 것은

                 ‘나’를 넘어선

       ‘나’의 시를 쓸 때 발현된다는 것.

 

셋째, 詩가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는 순간에는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  詩가 처음 다가왔던 때를

      되돌아 보면서 詩작에 대해 믿음을 가지라.

 

 

넷째, 좋은 시에는 전율을 주는 힘이 있으므로

        늘 세상을 감동 어린 눈으로 바라볼 것.

 

 

다섯째, 자유로운 정신(Nomade)을 가질 것

                정신의 무정부 상태, 틀을 깬 상태,

                       즉 완전한 자유에서

                      예술의 힘이 탄생한다.

 

 

여섯째, ‘낯설게 하기’와 ‘침묵의 기법’을 익혀라

                    상투적인 틀에 붙잡히지 말 것,

                        무엇보다 많이 읽고 쓰고

                         또 그만큼 많이 지우라.

 

 

                     시인은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남은 시간은 침묵할 것

 

           ‘소유’에 대한 시인의 마음가짐

시의 성취를 맛보려면 약간의 결핍현상도 있어야 한다

매사 풍요로운 상태에선 시가 나오기 힘들다

시인은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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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시인 시인은

 

시창작의 첫 단계

 

시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느낌’이므로 이런 느낌들을

그냥 흘려버리지 말고 마음속으로 되새겨 보라

- 바람이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면 속으로

‘바람이 시원하다’라고 한번 중얼거려 보라,

그 다음 단계는, 바람이 어떻게 시원한지를 느껴 보라.

‘막혔던 가슴속 응어리를 뚫어 주듯이 시원하다’

‘바람에 실려 그리운 사람의 향기가 전해져 오는 것 같다’처럼.

눈앞에 보이는 모든 사물과 현상들이 모두에게 어떤 느낌을

주려는지 깊이 생각 하다가 보면 그것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생명을 부여하는 시를 창작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가’를 고민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글을 남과 다르게 쓸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꾸라.

그리고 자신의 글쓰기에 자신감을 가져라.

 

 

시창작의 다음 단계

 

글감을 먼 곳에서 찾지 말고 주변에서부터 찾아라.

자신의 부끄럽고 추한 부분과,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치미는 미세한 감정의 변화까지도 숨김없이 보여주어야 독자는

흥미와 감동을 느끼며 다가 온다.

좀 비정상적이다 싶을 정도로 잡념이 많은 것도 괜찮은 일이며,

드라마나 신문기사 한 줄에도 쉽게 눈시울을 적시는 사람이

오히 려 시를 쓸 자격이 있다.

 

시창작의 다다음 단계

 

대상을 향한 열린 시각, 치우침 없는 균형 감각,

전체 속에서의 관계를 조망하는 태도,

그리고 세계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무엇보다 앞세워라.

 

 

늘 보게 되는 밤하늘의 달과 별도 시인의 눈에

잡히면 아름다움을 획득한다.

 

  예시)

 

하늘로 가 별 닦는 일에 종사하라고

달에게 희고 동그란 헝겊을 주셨다

낮 동안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밤에 보면 헝겊 귀퉁이가

까맣게 물들어 있다

어두운 때 넓어질수록

별은 더욱 빛나고

다 새까매진 달 가까이로

이번에는 별이 나서서

가장자리부터 닦아주고 있다.

 

-최영철, <밤에> 전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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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관 시인관 시인은

 

첫째, 일상생활 속에서 다가오는

         수많은 느낌을

             그냥

       흘려 보내지 않고

      그것을 붙잡아야 감수성 훈련이 된다.

 

 

둘째, 사물들이 항복을 할 때까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마음의 눈을 열어야 한다.

 

 

셋째, 어린아이의 눈처럼 사물과 현상을 난생 처음

       보는 것처럼 바라보는 태도에서 출발해야 상상력이 커진다.

         - 나의 관점을 버리고 대상의 눈으로 나를 보라는 것.-

 

 

넷째, 자신의 숨기고 싶은 이야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다섯째, 가까운 곳에서 시를 찾는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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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면 다르게 쓸 수 있을까’ 자신의 숨기고픈 얘기서 출발

시로 형상화하는 소재는 대단히 특별한 것들이 아니다. 이를테면

 

벚꽃 아래로 지나가는 개,

자신이 누는 오줌,

포도를 껍질째 먹는 일,

아스팔트에서 본 죽은 새,

옛 애인에게서 걸려온 보험 들어 달라는 전화…….

 

그러나 이것들이 시인의 눈에 포착되면 경이로운 존재의

실감을 여지없이 드러내며 빛을 뿜는다.

 

시인은 길을 걷다가 장애인을 인도하는 노란 안내선을 보며

놀랍게도 밑창으로 하나하나 핥으며 걷는 길의 등뼈를 발견한다.

 

발의 밑바닥이 길을 핥는다는

통찰을 통해 시적 발상

어떻게 발화하는지 보여주는 시의 예

 

 

길에도 등뼈가 있었구나

차도로만 다닐 때는 몰랐던

길의 등뼈

인도 한가운데 우둘투둘 뼈마디

샛노랗게 뻗어 있다

등뼈를 밟고

저기 저 사람 더듬더듬 걸음을 만들어내고 있다

밑창이 들릴 때마다 나타나는

생고무 혓바닥

거기까지 가기 위해선

남김없이 일일이 다 핥아야 한다

비칠, 대낮의 허리가 시큰거린다

온몸으로 핥아야 할 시린 뼈마디

내 등짝에도 숨어 있다

 

-장옥관, <걷는다는 것> 전문에서

 

만인의 애송시「사평역에서」…내겐 축복이자 감옥

                         1981년 발표

 

[중앙일보] 2015.04.07                    [요즘 뭐하세요] 시인 곽재구


평생 시 썼지만 다들 이 시만 기억
사평, 지금은 없는 남광주역 모델
히말라야 다니며 순박한 삶 배워

 

 

곽재구 시인은 “세상이 고통스러운 한 시는 읽힌다”고 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중앙포토]

 

 

올해 예순인 곽재구 시인이 대표작 ‘沙平驛(사평역)에서’를 쓴 건 20대 초반이던 1976년 가을이다. 곽씨는 시를 그해 겨울, 대학 문학동아리 선후배가 마련해준 자신의 군입대 환송회에서 처음 공개했다.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고, 어떤 이는 주섬주섬 종이에 받아 적었다고 한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로 시작해 ‘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 나는/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로 끝나는 27줄 시의 감염 효과는 그처럼 즉각적이었다. 군대에서 돌아와 한동안 방황하던 곽씨는 81년 이 시로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83년 ‘창비시선’ 40번으로 출간된 첫 번째 시집 『沙平驛에서』에 수록한 뒤 국민 애송시로 자리 잡았다.

 6일 전화통화에서 곽씨는 “‘사평역에서’는 내게 축복이자 감옥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2012년 『와온 바다』까지 시집을 여섯 권이나 더 냈지만 사람들은 오로지 ‘사평역에서’ 만을 기억하더라는 것이다.

 특히 2013년 출간한 산문집 『길귀신의 노래』에는 ‘사평역에서’에 대한 글을 한 꼭지 실었다. 사평역의 실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숱하게 시달린 탓이다. 글에 따르면 사평역은 실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사라진 남광주역이 모델이다. 시의 화자가 눈물을 던져 주었던 톱밥난로는 남광주역에 없었다. 군 생활을 했던 전남 장흥 회진포구의 한 다방에 있던 톱밥난로에서 착안했다. ‘사평’이라는 지명은 전국에 여러 곳이다. 완행버스 안에서 만난 눈빛 맑은 아가씨의 고향 마을 이름이 사평이라는 데서 따왔다.

 

등단 직전인 1980년 무렵 시인의 모습. [프리랜서 오종찬. 중앙포토]

 

 

 곽씨는 “실은 ‘사평역에서’를 울면서 썼다”고 했다. 운다는 것은 자신이 처한 고통·절망·궁핍·그리움 같은 것들을 절절하게 느끼는 것이다. “시인이 눈물 100방울을 흘리며 절실하게 시를 써야 독자들은 눈물 한두 방울 흘릴까 말까”라고 했다.

 곽씨는 2001년 순천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임용됐다. 인도와 히말라야 고산지대를 자주 다니며 배의 기름기를 빼고 그곳의 순박한 삶에 대한 글도 쓴다. 올 가을 통일을 주제로 한 연작시가 포함된 여덟 번째 시집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