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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지방문학 대담 ~문순태, 함수남, 윤삼현

법정 2011. 10. 12. 07:26

<전남일보>지방문학 대담 ~ 문순태, 함수남, 윤삼현|문순태 소설세계
블루칩 | 조회 24 |추천 0 |2009.04.09. 10:10 http://cafe.daum.net/sangoji2/YCJ3/3 

전남일보 신춘문예 심사위원 '지방문학' 대담
문순태 "문학의 중앙집권화 우려돼"
함수남 "시대변화 빠르게 대응해야"
윤삼현 "문학은 마라톤…인내 필요"
입력시간 : 2009. 01.23. 00:00

3월 22일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끝나고 각 부문별 심사 위원인 소설가 문순태 씨와 희곡작가 함수남 씨, 아동문학가 윤삼현 씨가 참여한 가운데 신춘문예와 지방문학 관련 대담을 나눴다. 이들은 문학의 중앙집권화 현상에 대해 지역이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점을 원인으로 진단했다. 또한 2010신춘문예를 꿈꾸는 예비문인들에게 "문학은 마라톤이며,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중요하다"며 주옥같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시부문 본심을 맡았던 시인 곽재구 씨는 인도 출장으로 인해 이날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문순태 소설가(이하 문)=이번 전남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예심에 올라온 이들을 보면 서울 지역 사람이 80%를 차지하고 있었다. 문학까지 중앙 집권화된 것이지만, 다르게 해석하면 중앙지와 지방지 신춘문예가 평준화됐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중앙지와 당선작들을 비교해봤을 때 별 차이가 없음을 느낄 수 있다.

△윤삼현 아동문학가(이하 윤)=아동문학의 경우 외지와 지역이 절반이었다. 이쪽 지역은 아동문학 지망생들이 대거 포진해있고 광주가 강세라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대학에서 아동문학 전공 교수가 많고 분위기 또한 치열하기 때문이다.

△희곡작가 함수남(이하 함)=과거 5~6년 전 지방지 신춘문예를 심사할 때 응모자들의 60~70%가 지방 출신이었는데, 지금은 서울 사람들도 많이 응모하는 거 같다. 이번 희곡 본심에서도 서울이 많았다.

△문=맞다. 문학이 그만큼 치열해지고 문학 인구가 확산됐다는 증거다. 그동안 우리사회를 이끌었던 개발 시대에서 벗어나 한 템포 숨을 쉬고, 나를 되돌아보는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즉 '느림의 미학'이라는 시대 변화에 서울 사람들이 반응하며 문학을 접하고 있는 것이다.

△함=서울은 인적 자원이 풍부하다. 영상 분야만 봐도 서울과 지역의 수준이 현저히 다르다. 그만큼 서울은 시대의 변화에 빨리 적응한다. 지역이 배울 점이다.

△문=그렇다. 서울 출신 신춘문예 당선자들을 보면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 아직도 지방은 전통적 소설 쓰기 한계에 머무르고 있다. 그게 서울과 지방의 차이다. 그래서 서울권이 지방 신춘문예에 도전을 많이 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지방이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남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수준이 매우 높았다.

△함=지난해 전남일보 희곡 부문과 올해를 비교했을 때 응모작도 두 배 정도 늘어났고, 질적 수준도 향상됐다.

△윤=실제로 심사를 해보니 소재가 많이 다양해지고 공간적인 외형도 확장된 거 같다. 전에 보지 않았던 소재도 눈에 띄는 등 괄목할 만한 현상이다.

△문=다만, 이번 신춘문예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이 없었다. 심사위원들은 완성도보다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보고 선택한다. 소재의 참신성, 자기만의 독법, 세상을 보는 눈, 개성 등이 심사에 있어서 작용한다. 구태의연하고 진부한 이야기보다 어떻게 세상을 새롭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

△함=맞다. 수준은 높아졌지만 진부한 작품들이 많았다. 소재의 참신성이 떨어졌다. 희곡도 소재와 주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봐야 한다.

△윤=세상을 대하는 절실한 태도가 언어에 실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일상적이고 진부한 것으로 그쳐 버려 안타까운 작품들이 많았다. 절실함을 가지고 문학에 접근해야 한다.

△문=소설의 경우 사회 반영에 그치는 게 아니라 변화까지 이끌어야 한다. 참신한 소재를 선택해서 오랫동안 그 작품과 싸워 완성도를 높여라.

△함=희곡은 대사와 동작의 예술이다. 대사가 신선하다는 느낌을 주도록 대사를 구사해야 한다. 그래야 생동감 있는 희곡이 나온다. 또한 객관적으로 검증받을 수 있도록 선배나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야 한다. 즉 우물 안 개구리가 되면 안 된다.

△문=하지만 문예창작학과 교수법은 경계한다. 집체창작(集體創作)으로 문창과 학생들이 등단은 많이 하는데 살아남은 자가 없다. 혼자 피나는 싸움을 해야 생명력 있는 작가가 된다.

△윤=흔히 소재를 찾는 데 애를 먹는 사람들이 많다. 남이 사용했던 소재를 재탕ㆍ삼탕하면 문체와 표현력이 좋아도 주목받지 못한다. 문학의 광맥은 무궁무진하다. 광맥을 캐라. 1~2년 안에 승부하려는 이들이 많은데 조급성을 버리고 내적 에너지를 최대한 연소 시켜라. 문학은 마라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