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 모 장
사람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법정
2010. 1. 21. 08:50
뒤돌아 본다
어떤 마음의 양식으로 오늘에 이르렀는지
무엇이 있어 나를 살게 했는지
바람 구름 안개
잠 못 이루는 밤
밤 하늘에 별을 헤이고
사무쳐 오는 시린 달을 안고 나는
어떤 주문을 외웠던가
거짓말처럼 품에 안겨 온
꿈결같은 온기 하나있어
세상이 온통
치자빛 노을처럼 황홀했던
시간들은
꿈이 깨면서
왔던 곳으로 떠났다
곡식을 비워낸
겨울 들녘 처럼 허허로운 빈 가슴
후회도 미련도 기다림도 없는
모든 번뇌를 비워낸 공허
배낭 하나에 허공을 쓸어 담아
상처 없는 곳으로 홀연히 떠나고 싶다
사람들은 무엇으로 사는가?